본문 바로가기
행복 세상

7개월 만에 4천명 ‘백수 탈출’

by 아나코스 2015. 3. 31.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취업 네트워크 구축해 ‘일자리 종합 허브’로 발돋움 
 
[1040호] 2009.09.22  17:57:36(월)  안성모 기자 

▲ 서울 중구 태평로1가에 위치한 서울일자리플러스 센터에서 취업 희망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임준선

 

5년 전 암으로 남편을 잃은 송미자씨(49·가명)는 두 자녀를 둔 가장이다. 간호 조무에서 주방 보조까지 여러 일을 하면서 가정을 지켜왔다. 넉넉지 못한 생활 형편에도 잘 자라준 아이들이 늘 대견하고 고마웠다. 하지만 다니던 공장이 문을 닫은 이후 최근 1년간 송씨는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간간이 들어오는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왔지만, 경제적 어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다.

하루하루를 걱정으로 보내던 송씨는 신문에 난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 기사를 보고 상담을 하기로 결심했다. 전문 상담사의 조언을 받아 찾은 일은 한의원에서 한약을 달이는 탕전 업무였다. 예전에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은 데다가, 무엇보다 퇴근이 늦지 않아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안성맞춤이었다.

경기가 회복 추세지만 체감 경기는 아직까지 차갑기만 하다. 각종 경제 지표를 보여주는 온도계의 수은주는 올라가고 있지만, 민생 경제에 곧바로 반영되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취업 경기가 특히 그렇다. 거리로 나선 청년 백수와 실직 가장들은 여전히 일자리 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취업 지원 서비스를 노동부에 전적으로 의지하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이를 주도하는 곳은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job.seoul.go.kr·센터)이다.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에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문을 연 후 지난 7개월여 동안 거둔 성과가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4천명이 넘는 시민이 이 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했다. 한 달 평균 5백71명으로, 매일 30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은 셈이다. 당초 한 해 목표로 세웠던 ‘2천명 취업’을 이미 2백% 이상 초과 달성했다.

구직 등록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한 달 동안 구직 등록자는 1천4백8명으로 7월과 대비해 12%가 증가했다.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행정 인턴 중 절반에 가까운 4백30명도 구직자로 등록했다. 행정 인턴제는 이번에 처음 실시된 제도로 시행착오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행정직 특성상 취업과 연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센터 관계자는 오는 11월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이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때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취업 취약 계층 위해 직업 교육도 예정

구인 기업 수와 채용 인원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8월 말 기준으로 7백92개 기업이 2천3백29명을 채용할 예정인데 이는 센터가 문을 연 이후 최대 인원이다. 참가 기업의 성격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상시 종업원 수가 30인 이하인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었다면, 최근에는 규모가 있는 중견 기업을 비롯해 외국계 기업 등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처럼 센터가 짧은 기간에 능력 있는 ‘일자리 도우미’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구직자를 기업에 연결해주는 서비스에서 벗어나 전문가 상담과 재취업 교육 그리고 창업 정보에 이르기까지 일자리와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올해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한 심은지씨(19·가명)의 경우가 한 예이다. 경리 일을 잠시 했던 심씨는 피부관리사가 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전문가로부터 지속적인 상담을 받은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센터에서 소개한 직업훈련학교에서 전문 교육을 받던 중 한 피부미용관리실 매장에 관리직으로 취업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관련 업종에서 일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취업난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센터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물론 일자리를 창출하는 직접적인 역할은 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협력과 지원 방안도 필요하다. 센터는 이를 위해 자치구 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진흥원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업이 찾는 맞춤 인력을 지원하고 우수 구인 기업에게는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업 취약 계층에 대한 배려도 여전히 중요하다. 센터는 구직 상담과 취업 알선 서비스를 받았지만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구직자들을 위해 서울시 산하 직업 훈련 기관과 연계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직업 훈련이나 취업 준비 교육을 이수한 구직자는 집중적인 취업 알선 서비스를 제공받아 취업의 길이 더 넓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심층 상담 통해 취업 가능성 높이겠다”
 
인터뷰 | 정연찬 서울일자리플러스센터장

 

ⓒ시사저널 임준선


다른 취업 지원 기관과의 차이점은? 

단순히 취업률만을 높이기 위해 구인 기업과 구직자 간에 온라인 알선 위주로 운영하는 다른 기관과 달리 24명의 전문 상담사가 상시 근무하고 있다. 청·장년, 여성, 고령자 등 계층별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일대일 심층 취업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상권 및 아이템 분석에서부터 경영 컨설팅 등 창업과 관련된 일체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지역 자치구 및 서울시 산하 여성 및 고령자 취업 정보 센터를 통합해 운영하는 헤드쿼터로서의 역할도 수행해 나가고 있다.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센터 구성원인 공무원과 민간 전문가가 호흡을 맞추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행정과 실무 업무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광역지방자치단체로는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공공 취업 지원 센터로서 민간 취업 지원 센터와 달리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고령자, 비진학 청년 등 취업 취약 계층의 이용률이 꽤 높다. 따라서 민간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공 일자리를 많이 확보해 제공해주어야 한다. 또, 심층 상담 후 곧바로 취업 알선이 힘든 계층에 대한 관련 직업훈련학교와의 연계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다양한 계층의 구직자들이 양질의 취업 서비스를 골고루 제공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은 가장 어렵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향후 계획은? 

앞으로 취업과 관련해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장 먼저 일자리플러스센터를 떠올릴 수 있도록 다른 취업 지원 센터와 차별화된 전략을 강구해나갈 계획이다. 계층별로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종합적인 고용 지원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서울형 고용 정책을 수립하며 민·관 취업 기관과 일자리 네트워크를 구축해 좀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방침이다. 현재 구직 활동 중인 분이나 취업과 관련해 도움이 필요하신 분이라면 누구나 부담 없이 센터 문을 두드리면 된다. 다양한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전문 상담사와 심층 취업 상담을 해서 취업에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 드리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