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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인터뷰] 김정란 “예수 이용하는 쪽은 파렴치한 한나라”

by 아나코스 2015. 3. 6.

김정란 교수 “싸움 붙이려는 의도” 지적 
 
2004-11-30 17:01 안성모 (momo@dailyseop.com) 기자 
 
“국보법 폐지를 반대하며 길거리로 나선 극우 교회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던 한나라당이 컬럼 하나를 놓고 왜 이렇게까지 비난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예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게 정작 누구인지 거꾸로 묻고 싶습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는 한나라당이 “예수를 국보법 폐지 논쟁에 이용했다”며 비난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얼마나 자기 입장에만 함몰되어 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스스로 ‘성찰성 없는 정당’이라고 인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한나라당이)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정당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견해든 자연스럽게 투영되어야할 사회에서 이런 식의 비난은 ‘사상 탄압’에 다름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극우교회 자극해 싸움 붙이자는 것”

 

“국보법 폐지를 위해 예수를 끌어들였다고 하니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한나라당이 국보법 유지에 대한 논리가 궁색하니까 한 신앙인의 고백까지도 문제시하고 있는 것 아닐까요.”

한나라당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에 비유한 한 네티즌의 글을 인용하면서까지 김 교수를 비난하고 나선 것에 대해 그는 “일종의 ‘마녀사냥’과 같은 것”이라고 비난하며 “국보법 폐지 입장이던 그 반대 입장에 있던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것에 대해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한나라당이 컬럼을 비난하면서 ‘친노진영의 이념적 재단에 의한 한국기독교 훼손 행위가 극을 치닫는 듯하다’는 식으로 의미를 확대해나가는 것에 대해 “극우 기독교인들을 자극해 열린우리당 지지자들과 싸움을 붙이자는 의도”라며 지적했다.

“기독교를 이용해서 싸움을 붙이자는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신앙인들의 경우 국보법 폐지에 동조하는 분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묘하게 종교적 신념을 자극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거죠.”

김 교수는 이러한 ‘터무니없는 억측’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에 “그것은 네 말이다”는 예수의 가르침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한나라당이 진정한 ‘말’을 발견하지 못하는 한, 절대 ‘깨달음’을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형교회 종교 이용해 정치선동 중단해야”

 

김 교수는 한나라당이 컬럼 내용중 ‘빨갱이’라는 단어만 끌어내 색깔론으로 덧칠한 것에 대해서도 “글에서 ‘비유적으로 말하면’이라고 분명히 밝혔다”면서 “그런데 ‘비유’ 자체를 이해 못한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느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나라당이 워낙 이런 식으로 오독(誤讀)을 잘 하는데, 진리는 스스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거짓말을 해가며 일시적으로 국민들의 눈을 가릴 수는 있어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는 거죠.”

그는 특히 ‘해방신학’ ‘민중신학’ 운운하며 이를 색깔론의 논거로 이용한 것이야말로 ‘자가당착’이라고 지적했다.

“저에게 있어 본질적인 예수는 해방신학의 예수도 아니며 그렇다고 시청앞 집회에서 기도하는 예수는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따르려는 예수는 신학적 해석이 아닌 제 마음속의 예수입니다. 주어진 해석의 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세속의 이념적 잣대로 예수님을 왜곡하고 있다’는 말은 정말 터무니 없는 억측입니다.”

국보법 폐지 반대를 주장하는 극우단체의 대규모 시위에 대형 교회들이 무분별하게 참여하는 것이야 말로 ‘세속적 잣대로 예수를 왜곡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극우 교회에서 종교를 이용해 정치적 선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여하겠다면 교회라는 푯말은 떼고 나와야 하죠. 한사람의 시민으로서 사회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을 놓고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교회를 앞세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의견을 가진 교인으로서 비판을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김 교수는 “대형 교회가 힘없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한 교회가 아니라 가진자들의 교회로 변질되고 있다”며 ‘여전히 기독교의 이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가는 신앙인’으로서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는 “예수가 오늘날 재림한다면 이런 대형 교회에 ‘모든 것을 정리해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줘라’고 말씀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보법 개폐에 대한 김 교수의 입장은 확고했다. 그는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거나 혹은 그 반대 입장을 가지는 것은 누구에게나 자유이다”며 “하지만 국보법으로 인한 폐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명확히 했다.

“예수는 ‘정죄(定罪)하는 자’를 가장 싫어하셨습니다. 정해진 율법에 따라 사람을 죄인으로 재단한 바라세인 같은 사람들을 말이죠. 지금 국보법이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음속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앙인’으로서 김 교수에게 국보법 폐지는 예수의 가르침인 셈이다.

 

한나라 “예수가 빨갱이라니” 김 교수 맹비난

 

한편, 한나라당은 30일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예수도 국가보안법 희생자”라며 극우기독인들의 국보법 폐지 반대 주장을 통렬하게 비판한 김 교수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성헌 사무부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 교수가 본보에 기고한 컬럼 ‘극우기독인에게 고함-예수도 국가보안법 희생자’를 거론하면서, “이른바 친노무현 진영의 대표논객인 김정란 교수의 ‘예수도 빨갱이’라는 주장을 대하면서 우리사회가 이렇게까지 돼야 하는지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무부총장은 “예수는 로마의 국가보안법에 의해서 희생당한 빨갱이였고,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들이 국보법 폐지에 반대하는 것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아우성쳤던 어리석은 유대인 군중과 다름없다는 것이 핵심논리”라면서 “국보법 폐지를 놓고 얼마나 논리가 다급했으면 예수님까지 끌어들였는지 모르지만 그 사고의 근본에 심각한 해악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70~80년대 해방신학과 민중신학이 유행했던 시절에도 예수님을 빨갱이라고 공언한 적은 없었다”면서 “예수님을 세속의 율법에 묶어둘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다고 예수님이 세속의 율법에 저항하다 처형된 사상범이라고 단정짓는 것이야말로 세속의 이념적 잣대로 예수님을 왜곡하는 것인 동시에 기독교인의 자기부정행위”라고 말했다.

이 사무부총장은 또 “얼마전 유시민 의원도 한국기독교를 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는데 김 교수의 망언에 이르면 이른바 친노진영의 이념적 재단에 의한 한국기독교 훼손 행위가 극을 치닫는 듯하다”면서 “이렇듯 작금의 한국사회에서 어설픈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가르고 분열시키는 것은 현집권세력”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계층과 세대를 가르던 사람들이 이제는 종교 영역에까지 세속의 시대착오적 이념의 무기를 들고 침탈에 나서고 있다. 이런 망동에 대해서 용서해서도 안되고 방치해서도 안된다”며 “이른바 사대악법과의 결연한 투쟁에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 네티즌이 김 교수를 ‘자신의 아집과 편견을 위해 예수를 팔아넘긴 가롯 유다’로 비유해 야후 게시판에 올린 글을 의도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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