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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서울대 ‘범죄행위’, 과거청산 못한 탓”

by 아나코스 2015. 3. 6.

“서울대 ‘범죄행위’, 과거청산 못한 탓”
김민수씨 “조직적 개입으로 탈락했다니...” 
 
2004-11-23 20:36 안성모 (anarchos@dailyseoprise.com) 기자 
 
“최근 수능시험에서 고교생들이 ‘휴대폰 커닝’을 조직적으로 벌인 것을 보면서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들 학생에게 선망의 대상인 서울대에서 이렇듯 파렴치한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는 부끄러워하지도 안잖아요.”

서울대 재임용 탈락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지난 6년간 학교측과 지루한 법정공방을 이어온 김민수 전 교수는 ‘당시 재임용 학외 심사위원이었던 K교수가 사실은 학내 인사였다’는 보도를 들은 후 “그동안 학교가 명백하게 속여왔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교수는 “학외 심사위원이라던 K교수가 임용이 확정된 내부인사였다니 놀랍다”면서 “당시 K교수가 학술단체에서 객관적으로 우수성을 인정한 논문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연구실적 미비로 판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그의 논문 중 ‘연구실적 미비’로 판정된 ‘시각예술의 측면에서 본 이상 시의 혁명성’은 국제적인 학술저널인 <비저블 랭귀지(Visible Language)>에 우수 논문으로 게재되었으며, 논문 ‘21세기 디자인 문화탐사’는 월간 <디자인>에서 올해의 저술상을 받기도 했다.

김 교수는 “연구실적이 아니라 원로 교수의 친일행적을 문제 삼았던 ‘괘씸죄’가 적용돼 재임용에서 탈락된 것”이라고 지적한 후, “결국 부끄러운 과거를 은폐하기 위해 또다른 범죄가 필요해진 것”이라며 “과거사를 제대로 청산하지 못한 업보인 셈”이라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정운찬 총장은 지난 6년간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법적 해결방안만 내세운채 자정능력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4월 22일 대법원이 교수재임용에 대한 공정성을 요구했던 김 교수의 손을 들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대측은 복직 등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었다고 한다. 또 최종 책임자인 교육부 장관도 이 문제를 방치해둔채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점도 김 교수를 힘들게 하고 있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 전반에 서울대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무소불위의 권능이 부여된 것으로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 있다”며 “정 총장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전체의 그릇된 인식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는 물론 언론 등 사회 전반의 무관심에 맞서 김 교수는 지난 해 9월 29일부터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재임용 탈락의 부당함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시작한 농성이 벌써 1년이 훌쩍 넘어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게 됐다. 한편에서는 제자들을 위해 ‘무학점 강의’를 13학기째 이어가고 있다. 매 학기마다 꾸준하게 수강생이 늘고 있다고 한다.

재임용 탈락 이후 연구활동도 왕성해져 지난 6년 간 저서 2권과 편저 6권을 비롯해 논문 20여 편을 발표한 김 교수는 “내년초에 ‘친일미술 해설서’ 한권과 ‘지자체 도시문화’에 관한 책을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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