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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문화

[단독]“이순신 거북선 유물이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있다”

by 아나코스 2016. 8. 30.

‘조선역수군사’에 야스쿠니 소장 사실 기술…유물목록에서 일본 장수 노획 확인

 

안성모 기자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5.12.10(목) 09:53:44 | 1365호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유물이 일본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에서 숨진 246만여 명을 신격화해 제사를 지내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신사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戰犯) 14명의 위패가 합사(合祀)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총리나 각료의 공식 참배 여부가 논란을 불러온 곳이기도 하다.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는 경남 통영의 충렬사(이사장 박덕진) 측으로부터 <조선역수군사>를 제공받아 조사한 결과, 야스쿠니 신사 유슈칸에 거북선 유물이 실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한다고 12월10일 밝혔다. 아리마 세이보(有馬成甫)가 지은 <조선역수군사>(1942년 발행) 81페이지에 거북선 관련 유물이 일본 야스쿠니 신사 유슈칸(遊就館)에 보존·진열돼 있다고 적혀 있다. 유슈칸은 야스쿠니 신사 내에 있는 일종의 전쟁박물관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가 유슈칸 소장 목록을 살펴본 결과 임진왜란 당시 참전했던 사쓰마(薩摩)의 영주 시마즈 요시히로(島津義弘·1535~1619년)가 노획한 대포(蛇砲·유슈칸 소장 번호 화포류 200번)가 유슈칸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마즈 요시히로는 1597년 7월16일의 칠전량해전 당시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을 전멸시켰던 일본 장수다. 문화재제자리찾기 관계자는 “칠전량해전에서 노획한 거북선 탑재 유물을 일본이 분해해 가져가 보관하고 있다면 시마즈 요시히로가 노획한 대포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화재제자리찾기는 그 밖에도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임진왜란 중 노획한 대포(佛狼機砲)와 거북선 및 판옥선에 탑재됐던 천자포(天字砲) 등 보물급 유물들이 다수 야스쿠니 신사에 보존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단체들에 의해 거북선 유물이 야스쿠니 신사에 소장돼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정부 차원의 정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덕진 통영 충렬사 이사장은 “칠전량해전의 경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한 전투였다. 거북선이 격침된 게 아니라 나포됐고 일본이 이를 해체해 전리품으로 가져갔다. 처음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있던 오사카 성으로 보내졌다가 어떤 경로를 통해 유슈칸에 보관돼 있다는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박 이사장은 “70년도 더 지난 기록인데 이때까지 왜 부각이 안 됐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일본 서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가장 먼저 확인한 박형균 통영문화원 통영사연구회 회장은 “경남도에서 이순신 장군 유적을 발굴한다고 할 때 관련 보고서를 (경남도에) 공문으로 제출했다. 하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 공문을 잃어버렸는지 한참 뒤에야 공문을 다시 봤으면 한다고 하더라. 정부도 그렇고 학자들도 그렇고 이순신 장군을 이용만 하려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혜문 문화재제자리찾기 대표는 “거북선 유물이 무엇인지, 또 어디에 있는지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 우선돼야 한다. 또 일본에 다른 거북선 유물이 얼마나 있는지도 확인해볼 예정이다. 전쟁 상황에서 일본의 여러 장수들이 노획한 우리 유물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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