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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문화

‘그때 그 사람들’ 스크린 확보 차질

by 아나코스 2015. 3. 25.

배급독점 CJ 엔터테인먼트 횡포 
 
2005-01-27 11:37 안성모 (anarchos@dailyseop.com)기자 
 
 
10·26 사건을 다룬 영화 ‘그때 그사람들’의 배급과 일부 투자를 맡기로 한 CJ엔터테인먼트가 돌연 영화를 배급하지 않고 투자도 철회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다음달 3일 개봉을 앞두고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 취소 후 제작사인 MK픽처스에서는 자체 배급을 통해 영화를 상영하겠다고 밝혔다. MK픽처스 관계자는 “(CJ엔터테인먼트측에서) 정치적인 부담으로 취소한 것 같다”고 전한 후, 자체 배급에 대해 “열심히 하는 수 밖에 더 있겠냐”며 “입김이 세다고 배급이 잘되는 것도 아니고 영화가 좋으면 배급도 뒤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영화 관계자들은 “CJ엔터테인먼트의 배급망을 통해서 상영하는 것에 비할 수 있겠느냐”며 “이번 사태가 영화 흥행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배급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최대 배급사로서 대형 배급사 1호인 시네마서비스의 2대주주이기도 하며 국내 최대 상영관인 CGV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계 안팎에서는 “정치적인 이유로 영화가 상영에 차질을 빚어서는 안된다” 는 우려와 함께 몇몇 대기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국내 영화시장의 독과점 체제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CJ 등 ‘빅3’, 올해 스크린점유율 56% 매출점유율 70% 예상

 

현재 국내 영화시장은 ‘빅3’로 꼽히는 CJ엔터테인먼트(CGV), 동양(메가박스), 롯데(롯데시네마)가 극장체인사업은 물론 투자, 제작 등을 수직계열화해 독점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병헌 열린우리당 의원이 영화 전문가와 합동 조사한 ‘한국영화산업의 시장지배구조’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3개 업체의 스크린 점유율은 약 45%에 이르며 올해에는 5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적 지위를 확보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산업 특성상 원활한 배급을 통한 상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투자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몇몇 업체가 배급율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은 영화산업에 막강한 실력행사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한 시장점유율은 이보다 더하다. 지난해 이들 3개 업체 매출액은 전체의 58.5%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독과점을 판단하는 기준인 75%에 근접한 70.4%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영시장 독과점…일반 제작사 ‘빅3’ 하청업체화 우려

 

결국 배급과 상영을 공유한 기업들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인해 스크린 점유율이나 상영일수를 왜곡할 가능이 크며, 일반 제작사들은 안정적인 배급과 상영을 보장받기 위해 ‘빅3’의 우월적인 지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하청업체화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CJ계열의 CGV와 프리머스시네마의 합병을 놓고 상영시장의 독과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당시 영화계 12개 단체에서는 CJ인터넷의 프리머스 극장 체인사업 인수에 따라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어 CJ인터넷은 지난 8월 시네마서비스 매각(강우석 60%, CJ엔터테인먼트 40%)에 이어 10월에는 프리머스시네마 주식 70%(755,751주)를 CJ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는 MOU체결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CJ엔터테인먼트는 시네마서비스의 2대주주이자 프리머스시네마의 최대주주로 등극했으며, 자사의 CGV와 함께 배급·제작·상영을 잇는 국내 영화시장의 최대 실력자로 자리잡은 것이다.

 

특정영화 상영봉쇄, 내부자 거래 등 철저히 감시해야

 

한국 영화산업에서 ‘빅3’의 시장 독과점은 일부 영화에 상영 스크린이 몰리는 영화상영 시장의 왜곡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들 업체에서는 계열 배급사의 영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영 스크린수를 다른 배급사들의 영화보다 많이 확보해 주고, 경쟁 배급사의 계열관계가 있는 극장체인에는 흥행성이 높은 영화의 프린트를 제대로 주지 않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영화상영 시장의 왜곡은 국내 영화산업을 기형적으로 발전시켜 결국엔는 문화의 다양성 제고를 가로막으며 합리적인 경쟁구도 형성 역시 어렵게 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영화산업의 현실을 고려할 때 당장 배급·상영을 분리하기는 힘들지만 이들 업체가 특정 영화 상영을 봉쇄하거나 내부자 거래 등을 행하는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이 철저하게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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