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당선인 300명 전수조사…여대야소 달라진 정치지형 누가 이끄나
안성모․박성의․구민주 기자 (asm@sisajournal.com) 승인 2020.04.17 14:00 호수 1592
한국 정치를 이끌어갈 300명의 국회의원 당선인이 확정됐다. 21대 국회에서 일하게 될 국민이 뽑은 대표자들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불어시민당 포함) 180명, 제1 야당인 미래통합당(이하 미래한국당 포함) 103명, 정의당 6명,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 각각 3명, 무소속 5명이다.
여당 123명, 야당 177명인 20대 국회와는 완전히 다른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다. 여소야대가 여대야소로 바뀐 정도가 아니다. 한 정당이 선거를 통해 전체의 60%인 180명의 의원을 갖는 건 1987년 민주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처럼 새로운 정치지형에서 앞으로 4년간 활동하게 될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은 어떤 사람들일까.
여성 6명 늘어 57명…초선 155명, 전체 52%
당선인의 평균 나이는 54.9세다. 민주당(55.2세)과 통합당(55.1세)이 엇비슷하다.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평균 나이는 55.5세였다. 역대 총선 결과를 보면 유권자는 계속 젊어지고 있는데, 의원 나이는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21대 국회가 이런 추세를 꺾고 젊어진 셈이다.
여성 당선인은 57명으로 19%를 차지했다. 20대 총선의 경우 여성 당선인이 51명으로 17%였다. 6명 늘었지만 비중은 20% 미만으로 여전히 낮다. 여성이 차지하는 인구수나 선거인 수는 차치하더라도, 여성이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현실만 고려해도 국회 문턱은 여성에게 너무 높다. 민주당 30명, 통합당 18명으로 여성 비중(17%)은 비슷하다.
초선은 155명(52%)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20대 총선 132명(44%)보다 23명 늘었다. 2명 중 1명이 초선인 셈이다. 여야 모두 공천 과정에서 물갈이 바람이 거셌고, 중진들을 상대로 정치 신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88명(49%), 통합당 59명(57%)으로 통합당의 초선 비율이 민주당보다 다소 높다.
초선이 늘어난 만큼 다선 의원 수가 줄었다. 특히 4선 이상 비중이 16%에서 11%로 낮아졌다. 민주당은 재선 47명, 3선 24명, 4선 12명, 5선 8명, 6선 1명으로 조사됐다. 통합당은 재선 20명, 3선 16명, 4선 4명, 5선 3명으로 집계됐다.
최다 선수는 대전 서구갑에서 당선돼 6선이 되는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차지했다. 통상 제1당 최다선 의원이 국회의장을 맡은 관례에 비춰볼 때 박 의원이 21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예약해 둔 셈이다. 20대의 경우 경기 화성갑에서 당선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 8선, 세종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민주당으로 복귀한 이해찬 의원이 7선 고지에 올랐었다.
서울대 59명, 전체 20%…SKY 비중 낮아져
당선인 3명 중 1명(37%)은 소위 말하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20대 총선(47%)에 비하면 많이 낮아졌다. 특정 대학에 쏠리는 현상이 많이 완화된 셈이다.
21대 역시 서울대가 59명(20%)으로 가장 많았지만 20대와 비교하면 81명(27%)에서 22명 줄었다. 다음으로 고려대 28명, 연세대 24명, 성균관대 18명, 이화여대 10명 순이었다. 고려대는 10명, 성균관대는 9명 줄었다. 전체적으로 5개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59%에서 46%로 낮아졌다.
민주당 당선인 중 32명이 서울대 학부를 졸업했다. 뒤를 이어 연세대 18명, 고려대 17명, 성균관대 13명, 전남대 7명 순이다. 민주당 여성 당선인 4명 중 1명은 이화여대를 나왔다. 통합당의 경우 20명이 서울대 학부를 졸업했다. 다음으로 고려대 10명, 경북대·영남대 각각 5명, 연세대 4명 순이다. SKY 비중은 민주당이 37%(67명)로 통합당 33%(34명)보다 다소 높았다.
출신 고교는 평준화됐다. 전주고가 가장 많았지만 6명에 머물렀다. 다음으로 검정고시·경남고·순천고가 각각 4명이다. 고교 비평준화 시절 특정 고교 비중이 높았지만 평준화 세대가 정치권 주류로 올라서면서 출신 고교는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분석이다. 20대 총선의 경우 경기고가 13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전고 7명, 경남고·경북고·광주제일고·전주고·중동고 6명 순이었다.
민주 3명 중 1명 호남…통합 절반 이상 영남
당선인의 출생지는 호남 73명, 수도권 61명, PK(부산·울산·경남) 59명, 충청 42명, TK(대구·경북) 32명 등으로 나타났다. 광역단체별로는 전남과 경남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북 30명, 서울 29명 순이다. 비례대표를 포함하더라도 현재 지역구 분포와는 차이가 크다. 아직까지 수도권에 지방 출신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다.
영·호남 지역구도가 뚜렷했던 이번 총선 결과대로 민주당과 통합당 당선인의 출생지도 특정 지역이 두드러졌다. 민주당은 호남 출신, 통합당은 영남 출신이 가장 많다.
민주당 당선인 3명 중 1명은 호남에서 태어났다. 전남(37명), 전북(23명), 광주(2명) 등 호남 출신 당선인은 총 61명(34%)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서울 20명(11%), 충남 18명(10%), 경기 16명(9%), 경남 13명(7%) 등으로 조사됐다.
통합당 당선인은 절반 이상이 보수 텃밭인 영남의 핏줄을 이어받았다. 경남(22명), 경북(18명), 부산(9명), 대구(6명), 울산(5명) 등 영남 출신이 60명(58%)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서울 8명(8%), 충남·경기 각각 6명(6%) 등으로 집계됐다.
남성 당선인 243명 중 비대상자를 제외한 군 미필자는 47명(16%)으로 20대 총선 14%보다 다소 상승했다. 민주당 34명, 통합당 11명으로 집계됐다. 통합당의 경우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구민(태영호) 당선인과 미래한국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 당선인은 입대 비대상자로 분류됐다.
전과가 1건 이상 있는 당선인은 100명(33%)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 31%보다 조금 높아졌다. 민주당 73명(41%), 통합당 22명(21%)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 정의당 3명, 열린민주당 1명, 무소속 1명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운동권 출신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전과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행정관료, 통합당은 교수·연구원
직업별로 살펴보면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정당·정치인이 가장 많다. 민주당은 3명 중 2명이 현역 의원이거나 정당에서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선인 180명 중 122명(68%)이 정당·정치인이다. 이 외에 청와대 보좌진 등으로 재직한 행정관료 출신이 15명(8%), 판검사나 변호사 출신 법조인 14명(8%), 교수·연구원 9명(5%), NGO 활동가 5명(2.78%)으로 파악됐다.
통합당은 대부분 ‘프로 정치인’으로 조사됐다. 당선인 103명 중 60명(58%)이 정당·정치인이다. 이 외에 교수·연구원 출신 11명(11%), 기업인 출신 8명(8%), 법조인 출신 6명(5.82%), 행정관료 출신 5명(4.85%)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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