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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논란 휩싸인 ‘5억짜리 김연아 동상’

by 아나코스 2015. 6. 9.

군포시, 시 예산으로 김연아 선수 모교 인근에 건립

심의 안 거치고 작가 이름조차 기록 안 돼 
 
[1189호] 2012.08.02  18:01:37(월)  안성모 기자   

군포시가 2010년 11월에 건립한 ‘김연아 조형물’.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김연아 조형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조형물을 설치하는 데 5억원가량의 시 예산이 투입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도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런데 이 조형물에는 작가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혈세를 낭비한 전형적인 전시 행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상철 군포시민단체협의회 정책자문위원은 “작가명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조형물을 만드는 데 5억원이라는 큰돈을 써야 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심의를 거치는 절차도 생략한 채 사업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피겨 선수의 조형물을 엉터리로 제작해 설치한 셈이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1억원만으로도 만들 수 있는 조형물”

군포시 산본동 철쭉동산에 설치된 ‘김연아 조형물’은 지난 2010년 11월에 완공되었다. 철쭉동산 맞은편에는 김연아 선수의 모교인 신흥초등학교와 도장중학교가 있고, 뒤편에는 수리고등학교가 있다. 군포시는 이 지역에 ‘피겨퀸 김연아’를 상징하는 여러 사업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아 조형물’도 그 일환으로 설치되었다. 군포시는 철쭉동산부터 중앙도서관까지 1.2㎞를 ‘김연아 거리’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군포시 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되는 과정에서 김연아 선수측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이 사업은 중단되었다. ‘김연아 조형물’도 김연아 선수측과 협의해 설치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문제는 군포시가 ‘김연아 조형물’을 설치하면서 들인 비용이 일반적인 조형물 설치와 비교할 때 터무니없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불거졌다. 지역 시민단체에 따르면, 군포시는 이 조형물을 설계한 C사와 M사 두 업체에 4천5백여 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금속 구조물 설치업체인 J사에 제작비로 4억7백여 만원을 지불했다. 그 밖에 전기 시설에 3천8백여 만원, 잔디 등 주변 조성에 2천4백여 만원이 들어갔다. 이를 다 합하면 5억2천여 만원에 이른다. 군포시측에서는 5억2천만원을 예산으로 잡았지만, 실제 들어간 비용은 4억7천만원이라고 밝혔다.

군포시 관계자는 “법의 테두리 내에서 시를 상징하는 조형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작품으로 생각한다면 몇십억 원이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시각 차이나 견해 차이일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작가와 계약을 한 것이 아니었다. 용역을 통해 작품이 나오고 시공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설계 단계에서부터 전문가인 권 아무개 교수가 참여했다. 나름대로 조회해보니까 조각 분야에서 알려진 분이었다. 지금이라도 필요하다면 참여한 작가명을 표시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조형물 심의위원으로 활동한 김 아무개 교수(조각가)는 “조형물 사업을 시행할 때는 조형물 심의위원회에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공모를 통해 심사를 거치는 등 절차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없었다는 것은 이해가 잘 안 된다. 그리고 해당 조형물은 1억원만 들이면 충분히 만들고도 남는다. 예술품이라는 것이 시세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상식적인 수준에서 가격이 정해진다. 5억원이면 세계적인 작가에게 맡겨도 될 정도의 비용이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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