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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정당 지원 불허, 눈 가리고 아웅?

by 아나코스 2015. 3. 26.

선관위, 각 정당에 정치적 개입 우려 표명 
 
 [979호] 2008년 07월 29일 (화)  안성모 asm@sisapress.com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7월16일 각 정당의 서울시당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냈다. 정당의 교육감 선거 관여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기 위해서였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진행되면서 정당의 특정 후보 지원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선거법은 교육감 선거에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정치적 개입을 엄격히 금지했지만 여야 정치권은 사실상 선거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이는 서울시의 교육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교육 정책에 가속 페달을 밟을 수도, 급브레이크를 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서울시교육감으로 진보 성향의 후보가 선출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지난 7월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의 교육 이념과 정책에 거의 비슷한 포지션을 갖는 후보가 난립되어 있어 심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라고 밝혔다. ‘투표 참여 운동 공식 전개’ ‘정당 공천제 도입’ 등의 검토를 제안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친이명박 성향의 후보 선출을 막기 위해 개혁 성향 후보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규식 서울시당 위원장은 지난 7월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 포기 정책과 궤를 같이하는 어떠한 후보도 서울시민의 심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강조하면서 특정 후보 지원을 염두에 두었다.

교육감 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들은 정당의 선거 개입을 경계했다. 공정택 후보는 “공공연한 정당의 선거 개입은 교육의 중립성을 해치고 있다”라고 했고, 주경복 후보도 “특정 정책이나 이념에 교육 정책이 휘둘려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이인규 후보는 “교육을 정치적 대결의 장으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라고 했다.

한목소리로 비판에 나섰지만 온도 차도 느껴진다. 서울시장 선거와 같은 규모의 대형 선거를 후보 개인이 알아서 치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후보 대부분이 정치적 성향을 지닌 상황에서 정당 지원만 막는다고 교육의 중립성이 지켜진다는 논리도 궁색해 보인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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