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 선거, 투표율과 선거구도 형성에 따라 ‘표심’ 갈릴 듯
[979호] 2008년 07월 29일 (화) 안성모 asm@sisapress.com
ⓒ시사저널 황문성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치러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접선거이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요구되지만 선거에 대한 관심은 그다지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만큼 투표율이 어느 정도 나오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낮은 경우 조직력과 인지도에서 앞선 후보가 유리하다.
앞서 치러진 다른 지역 교육감 선거도 대부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초 투표율 15.3%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부산시교육감 선거는 현역 교육감이 재선에 성공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서울시교육감 선거도 투표율이 20% 안팎에 머무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투표일이 평일인 데다 휴가철이라 10%대 초반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투표율과 함께 선거 구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또 다른 변수인 후보 단일화 여부와도 맞닿아 있다. 현 정부의 교육 정책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이명박 대 반이명박’ 전선이 형성될 경우 공세를 취할 수 있는 주경복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미친 소, 미친 교육’을 외쳤던 촛불 집회가 선거 과정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공정택 후보의 고전이 예상된다.
반면 ‘전교조 대 반전교조’ 전선이 형성될 경우 상황은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전교조에 대한 반발로 보수층이 결집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 보수 단체들은 공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반전교조 후보 단일화’를 요구했다. ‘위기감’이 고조될 경우에 후보 단일화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다자간 대결 구도가 펼쳐질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인규 후보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보들도 선거 구도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힘을 쏟는 분위기다. 공정택 후보는 “이번 선거는 전교조 후보 대 비전교조 국민 후보의 대결이다”라고 규정하면서 “비전교조 후보 간의 정책을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없다. 단일화에 대해서 얼마든지 열린 자세로 응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명박 교육 정책 평가’냐, ‘전교조 대 반전교조’냐
반면 주경복 후보는 “이번 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어린쥐’, ‘강부자’ 교육 정책을 심판하는 자리다. 또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따르고 서울시교육청을 3년 연속 청렴도 꼴찌로 이끈 공정택 현 교육감의 무능을 심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주후보는 “정책을 함께하는 세력이라면 누구와도 함께할 수 있겠지만 단일화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본 일이 없다”라고 밝혔다.
이인규 후보는 “선거를 보·혁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듯해 우려스럽다. ‘반이명박 진영 단결’과 ‘보수 진영 단결’로 나간다면 이후 교육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라고 강조하면서 “교육 철학이나 정책의 특성을 무시한 채 추진되는 후보 단일화는 일종의 정략적 야합일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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