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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과거 방식의 집회 문화 이제는 통하지 않을 것”

by 아나코스 2015. 3. 26.

[인터뷰] 촛불집회 85시간 연속 생방 ‘칼라TV’ 조대희 총괄프로듀서

 
[973호] 2008년 06월 17일 (화)  안성모 asm@sisapress.com  
 
 

ⓒ시사저널 박은숙  

“잠을 제대로 못자서 힘들지만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지난 6월5일부터 시작된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 현장을 연속 생방송한 ‘칼라TV’의 조대희 총괄프로듀서는 “스태프 대다수가 자기 일이 있는 사람들이라 일을 마치고 와서 작업을 한다. 힘든 점도 있지만 모두들 즐겁게 방송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로 촉발된 촛불 집회가 한 달 넘게 ‘축제’로 이어질 수 있게 된 데는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달한 인터넷 방송의 역할이 크다. 특히 ‘칼라TV’는 단순히 현장을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시민들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주요 현안에 대해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등 심층 방송으로 주목받고 있다.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진행하는 ‘길거리 방송’은 네티즌들로부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

‘칼라TV’는 진보신당 당원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이다. 조대희 총괄프로듀서는 “진보신당의 인터넷 방송이라기보다는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인터넷 방송이다”라고 설명했다. 중앙당에서 일부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지만 식사비 등 실질적인 운영 비용은 당원들의 후원금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한다.

초기 10여 명으로 방송을 시작했다가 ‘촛불’이 확산되면서 30~40여 명으로 인원이 늘었다. 학생에서 주부까지 인터넷 방송과 관련된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은 자원봉사자들도 많다. 이들은 장비를 나르거나 인터뷰할 시민을 섭외하는 등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하고 있다.

조대희 총괄프로듀서는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2002년부터 본업 이외에 민주노동당에서 필요로 하는 영상물 제작을 도왔다. 민노당 분당 과정에서 분수령이 되었던 중앙위원회의를 당원들의 성금을 모아 생중계하기도 했다. 지난 4·9 총선을 앞두고는 진보신당 후보들을 위해 단순한 홍보영상물이 아닌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칼라TV’는 5월9일부터 촛불 집회를 방송해오고 있다. 5월24일부터는 거리로 직접 나가 시민들을 만나왔다. 조대희 총괄프로듀서는 “인터넷 공간의 ‘짤방 문화’가 촛불 집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은 자신이 표출하고 싶은 주장을 직접 손팻말에 써서 가지고 나온다”라며 예전 집회와 달라진 문화를 설명했다.
노동조합, 시민단체 등 기존의 운동 조직들이 촛불 집회에 합류하면서 자칫 ‘과거 방식’을 고집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는 “자율적으로 즐기는 집회 문화를 헝클어뜨려서는 안 된다. 판을 벌여서 같이 즐기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중앙 단상’은 2008년 6월의 광장에는 맞지 않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민들이 많은데 중앙에 단상을 마련해 목소리를 높이고 음악을 크게 트는 것은 이들에게 방해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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