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집회 SNS 통해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명 구축이 목표, 9월 안에 가입해라”
조해수•안성모•유지만 기자 승인 2018.09.21 15:04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태극기집회 세력을 규합해 당대표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최근 태극기집회의 단체 SNS를 통해 ‘김진태 의원의 간곡한 부탁~구국의 길’이라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내(김 의원)가 당대표가 되지 않으면 야당은 망한다”면서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명 구축이 목표다. 9월 안에 가입하고 10, 11, 12월 3번만 당비를 내면 내년 2월 당대표 투표를 할 수 있다. 도와달라”고 밝히고 있다.
이 글은 책임당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며, 등록대행을 해주는 서비스까지 주선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 진영이 세력 결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데, 이는 결국 자유한국당 내 친박-비박 갈등을 또다시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비박 김성태 원내대표는 “태극기집회는 수구•냉전•반공•박근혜로 몰아가는 극우보수 프레임”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여기에 갇히면 희망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태극기집회 단체 SNS에 올라온 글은 “지난주에 김진태 의원 조찬모임에 참석했던 분이 김진태 의원의 발언을 정리해서 보내주신 내용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된다. 이 글을 SNS에 올린 박아무개 일파만파애국자총연합 간부는 “내가 그 자리에 참석했다. 김 의원이 태극기집회 분들이 책임당원으로 들어와서 나를 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내용을 정리해서 SNS에서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김무성, 김성태가 당대표 되면 망한다”
이 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금 나는 죽느냐 사느냐 심정으로 나왔다. 홍준표, 김무성, 김성태 등은 안 된다. 이들 중에 당대표가 나오면 어차피 난 공천 못 받는다”면서 “그리고 야당은 망할 것이다. 왜냐? 자유한국당 책임당원이 전국에 15만명이다. 60%가 TK•PK(대구경북•부산경남)다. 예천에서 1500명, 안동에서 4000명 정도 책임당원이 탈당했다. 또 나와서 또 되면 더 빠져나갈 거고 결국 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최근 김성태 원내대표가 초선 당협위원장 14명을 반납시켰다”면서 “대여 극한투쟁에 따른 국민 신뢰상실이 이유라고 한다. 어이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당권을 잡기 위해서는 자신을 지지해 줄 책임당원이 더 늘어나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글에서 김 의원은 “나를 밀어줄 책임당원 3만 교두보 구축이 목표다. 홍준표, 김성태, 김무성은 책임당원 15만이 다 자신들 것이라고 과신한다. 반드시 줄 세우기에 들어간다. 이걸 깨야한다”면서 “일주일밖에 안 남았다. 도와 달라. 책임당원 지지층 3만이 만들어지면 다른 의원들 설득의 명분도 선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김 의원은 “당대표가 되면 삼일절, 광복절에 의원들을 대한문에 집결 시킬 거다. 대표니까 할 수 있다”며 태극기집회와 함께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책임당원 등록 과정까지 세심하게 소개하고 있다. 김 의원은 “9월안에 가입하고 월 1000원씩 10, 11, 12월 3번만 내면 당대표 투표권을 준다. 할 수 있다”면서 “오류가 잦으니 핸드폰 결제 말고, 본인명의 계좌로 결제할 수 있도록 계좌번호를 꼭 적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로 예정된 상태에서 1월경 선거인 명부가 작성될 것이기 때문에, 올해 12월까지 3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기록이 있어야 책임당원으로서 선거인 명부에 등재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태극기집회 참석자들이 대부분 장년층이기 때문인지, 등록대행을 소개해 주기까지 한다. ‘자유한국당 책임당원 가입문의 및 등록대행’이라는 단락을 보면 “010-XXXX-XXXX 번호로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만 보내주시면 대신 작성해서 자유한국당에 접수시켜드릴 수도 있습니다”고 밝히고 있다.
“당권 되찾은 후 문재인 탄핵 몰아붙이도록 힘 결집”
김 의원의 발언을 정리한 글이 끝난 후에는 ‘자유한국당 당원 가입하는 방법’, ‘우익들이 시급히 해야할 우선 순위’ 등의 글들이 이어진다. 이 글을 살펴보면 “모든 우익 세력 등이 반드시 9월 전에 떼거리로 책임당원으로 입당해서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당대표를 뽑아 당권만 되찾으면, 굳이 신당 만들 필요 없이 원내•외 우익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사랑 받는 우익정당이 될 것”이라면서 “책임당원으로 가입해서 전당대회 때 투표로 위장우익 지도부들을 끌어내리고, 우익의 정체성이 확실한 고영주, 김문수, 김진태, 황교안 등이 당권을 쥘 수 있도록 해 자유한국당을 진정한 우익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똑바로 세워 놓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하나로 뭉치지도 못하는 사분오열 오합지졸 주제에, 자유한국당 당대표도 못 끌어내리는 주제에, 가당찮게 박 대통령 구출한다고 태극기만 계속 흔들 것인가”라면서 “자유한국당 당권을 되찾은 후 의원들로 하여금 문재인 탄핵을 몰아붙이도록 원내•외 힘을 결집 시키자”고 덧붙이고 있다.
또한 탄핵이 현실화 됐을 때를 대비해 민병대를 조직하자고 말하기까지 한다. 이 글에 따르면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내전을 대비해서 하루 속히 각 지역별 민병대를 조직해 놓자”면서 “군, 국정원, 검찰, 경찰 등에 있는 친인척•지인 등 모든 우익 국민들에게도 끼리끼리 뭉치고 조직해서 유사시 대비토록 하자. 우익이 뭉치면 천하무적이다”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최근 태극기집회 등 친박 세력을 결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의원은 지난 9월1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진태 의원과 함께하는 구국포럼’을 개최했다. 이 구국포럼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공고히 하고자 전문가를 초빙해 국가안보 및 국내외 정치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태극기세력 등 애국국민에게 전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태극기집회 분들과는 자주 접촉한다”면서도 “SNS 글은 금시초문이다.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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