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언론매체] 영향력 4위→1위 급상승…열독률 네이버 제치고 1위 등극
안성모 기자 ㅣ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7.09.26(화) 12:00:29 | 1459호
2012년 출범한 종합편성채널 JTBC의 거침없는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로 28회째인 시사저널의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언론매체 조사에서 JTBC는 영향력·신뢰도·열독률 부문에서 모두 1위에 올라 ‘3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신뢰도 부문 1위에 오른 JTBC는 영향력과 열독률 부문에서도 각각 KBS와 네이버를 제치고 최고 정상에 올랐다.
JTBC는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영향력) 부문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순위가 급상승했다. 지난해에는 KBS, 조선일보, 네이버에 이어 4위였다. 지목률도 27.5%에서 57.7%로 두 배 넘게 뛰었다. 2015년 때와 비교하면 그 기세가 더욱 매섭다. 당시 조사에서는 지목률 15.8%로 5위를 차지했다. 불과 2년 만에 지목률이 4배 가까이 늘고 순위가 4계단이나 뛰어오른 것이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 시사저널 이종현
영향력·열독률 첫 1위…신뢰도 2년 연속 선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언론매체’(신뢰도) 부문에서는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목률이 지난해 34.4%에서 21.4%포인트 오른 55.8%로 타 언론매체들을 압도했다. 2위에 오른 KBS의 지목률은 18%로 JTBC와 37.8%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지난해 격차는 7.8%포인트였다. 2015년에는 KBS가 JTBC를 3.1%포인트 앞섰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매체’(열독률) 부문의 경우 언론시장에서도 ‘공룡’으로 자리 잡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따돌리며 첫 선두에 올랐다. 지목률은 37.3%로 2위를 차지한 지난해 지목률 22.6%보다 14.7%포인트 높아졌다. 2015년 조사에서 지목률 13.3%로 7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이제 6년 차에 접어든 JTBC가 이처럼 괄목상대할 성적으로 ‘3관왕’을 싹쓸이할 수 있었던 데는 몇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전대미문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보여준 JTBC의 활약상을 들 수 있다. ‘태블릿 PC 공개’로 대표되는 JTBC의 단독보도는 국민의 시선과 신뢰를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은 “사회가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슈라고 판단되면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래서 나온 개념이 ‘어젠다 세팅’에 이은 ‘어젠다 키핑’이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공영방송 KBS와 MBC가 국민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 상황을 들 수 있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주요 의제를 피하거나 소극적으로 다루는 공영방송에 국민이 신뢰를 보이지 않았다.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빈틈을 JTBC가 잘 파고들어 상승효과를 이끌어 냈다”고 지적했다.
스마트폰으로 옮겨간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언론매체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배경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창룡 교수는 “방송을 시청하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어느 매체냐가 아니라 어떤 정보냐가 중요해졌다. 뉴스의 전달 방식이 쉬워지고 전파 속도가 빨라진 점도 이러한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상 하락’ KBS 영향력도 1위 자리 내줘
그동안 방송 시장을 장악해 온 지상파 3사의 위상은 하락 추세에서 좀처럼 못 벗어나고 있다. KBS는 지난해 신뢰도 부문에 이어 올해 영향력 부문에서도 JTBC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영향력·신뢰도 2위와 열독률 3위로 존재감을 과시하기는 했지만,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예전의 위상을 되찾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지목률 변화를 살펴보면, 영향력(55.8→45.9→31.1%)·신뢰도(26.7→26.6→18%)·열독률(16.8→15.8→12.2%) 세 부문 모두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MBC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몇 년 사이 위상이 급격히 하락했는데, 올해 조사에서 순위와 지목률이 더 떨어졌다. 영향력이 5위(14.9%)에서 6위(7.9%), 신뢰도가 6위(10.3%)에서 8위(5.8%)로 내려갔다. 열독률은 10위를 유지했지만 지목률이 7%에서 3.8%로 낮아졌다.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순위 변화가 크진 않지만 지목률이 대부분 반 토막 났다. SBS는 영향력이 10위(7.7%)에서 9위(4.6%), 신뢰도가 9위(8.3%)에서 8위(3.8%)로 순위는 한 계단 올랐지만 지목률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열독률은 올해도 10위권 내에 들지 못했다.
신문사 중에는 보수 성향의 조선일보와 진보 성향의 한겨레신문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순위와 지목률이 다소 하락했다. 조선일보는 영향력이 2위(39.3%)에서 4위(22.2%), 열독률이 3위(20.3%)에서 4위(11.2%)로 내려앉았다. 신뢰도는 5위를 유지했지만 지목률은 14.1%에서 9%로 떨어졌다.
한겨레신문은 영향력이 7위에서 5위로 올라섰지만 지목률은 10.8%에서 8.4%로 내려갔고, 신뢰도는 3위를 유지했지만 지목률이 24%에서 13.2%로 떨어졌다. 열독률은 4위(18.4%)에서 6위(9.8%)로 순위와 지목률 모두 낮아졌다.
포털사이트는 다소 주춤했다. 영향력 부문에서 네이버가 3위를 유지했지만 지목률은 33%에서 22.5%로 떨어졌고, 다음카카오는 8위(10.1%)에서 10위(4.5%)로 순위가 밀렸다. 열독률 부문에서 네이버는 지목률이 26.3%에서 33.4%로 올랐지만 순위는 1위에서 2위로 내려갔고, 다음카카오는 5위를 유지했지만 지목률이 16.3%에서 9.9%로 떨어졌다. 신뢰도에서는 네이버가 7위(9.5%)에서 4위(10.5%)로 순위가 세 계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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