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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 사회

“전두환 ‘미술품 비자금’ 500억대 이른다

by 아나코스 2016. 3. 14.

”전재국씨 측근 주장…검찰 압수 품목에서 고가품 빠져 


안성모 기자 | 승인 2013.12.20(금) 09:02|1261호
 

검찰이 압수한 전두환 일가 미술품 가운데 이른바 ‘전재국 컬렉션’에 대한 경매가 12월11일 100% 낙찰률을 기록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2005년 설립된 K옥션에서 자선 경매를 제외한 일반 경매에서 100% 낙찰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관심이 뜨거웠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들의 추정가는 시장가보다 20~30% 낮았다고 한다. 작품 80점을 경매 시장에 내놔 거둬들인 돈은 25억7000만원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미납한 추징금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전두환 일가가 소유한 미술품이 추징금 환수에 일조할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과 거리가 먼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전두환 일가의 미술품 구매와 관리에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진 인사가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으로 구매한 미술품이 500억원대에 이른다”고 주장해 주목된다. 한 주간지는 최근호에 전재국 시공사 대표(54)의 미술품 구매를 도왔던 전호범씨(55)를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전호범씨의 주장대로라면 전두환 일가가 검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고가의 미술품들을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 시사저널도 전두환 일가의 재산이 숨겨진 별도의 ‘비밀 창고’가 있을 것으로 의심해왔다. 전씨에 따르면 전재국 대표는 1990년대 내내 김환기 화백과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저돌적으로 사들였다. 그런데 상당수 작품이 검찰 압수 품목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김환기 화백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꼽았다. 이 작품은 추정가가 75억~100억원에 이른다.

전재국 대표는 대리인을 통해 “김환기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소장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 김환기와 박수근 작품을 몇 점 매입하긴 했지만 이후 다 매각했다. 현재는 별도로 소장한 고가 미술품이 없다”고 밝혔다. 전호범씨에 대해서는 “10여 년 전 헤어졌고, 전씨는 이후 내 미술품 소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의혹은 여전히 남는다. 현재 전재국 대표와 전호범씨가 서로 교류하지 않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하지만 전 대표가 미술품 수집에 열을 올리던 시기 그의 옆에는 자문과 함께 구매 업무를 대신 해준 전씨가 있었다. 전 대표는 귀국 후 시공사를 운영하면서 국내 현대미술 작가 55명의 작품집 <아르비방(생동하는 미술)>을 기획했고, 1994년에는 홍익대 정문 인근에 미술책 전문 서점 ‘아티누스’를 열기도 했다. 이때부터 전호범씨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전 대표가 전갤러리를 맡아 운영한 전씨와 ㅎ갤러리 큐레이터 출신인 한 아무개씨 등에게 자문을 받아 미술품을 수집하고 소장했다는 것이다.

당시 미술계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내역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들인 전재국 대표가 미술 사업에 나서는 것에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고가의 미술품이 비자금 은닉에 악용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수사 과정에서도 이러한 의혹이 제기됐다. 전호범씨는 검찰이 전두환 일가를 압수수색한 7월16일 돌연 한국을 떠났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7월2일 만난 전 대표가 3000만원을 주며 ‘잠시 나가 있어달라’고 종용했다”고 주장한 반면, 전 대표 측은 “출국을 종용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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