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에 ‘쓴소리’ 하며 물러난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1007호] 2009.02.03 15:19:17(월) 안성모 기자
ⓒ시사저널 이종현
정권이 바뀌면 기관장이 사퇴하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계속되는 일이다. 공기업은 물론 연구 기관의 수장도 예외가 아니다. 비록 자의의 형식을 취하지만 이런저런 외압이 가해지는 것은 관례처럼 되어버렸다. 생각이 다르면 알아서 물러나는 것이 정석인가? 법으로 보장받은 임기는 그야말로 허울에 불과하다.
지난 1월29일 사의를 표명한 이동걸 금융연구원장 역시 이명박 정권과 ‘코드’가 맞지 않은 인사로 분류되어왔다. 지난 정권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원회 위원을 거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력도 그렇지만, 특히 금산 분리 완화 등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비판적이라는 점에서 ‘생각이 다른 기관장’이었다.
지난해 말 금융연구원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1.7%로 하향 조정하면서 이미 갈등은 표면화되었다. 당시 국내 연구 기관 중 1%대 성장률을 예측한 기관은 금융연구원이 유일했다. 경제 성장을 최고의 국정 과제로 내세운 이명박 정부로서는 이같은 ‘부정적인 전망’이 못마땅했을 수 있다. 임기가 절반 이상 남은 이위원장이 ‘눈엣가시’로 여겨졌을 법도 하다.
하지만 객관적인 통계를 바탕으로 좀더 정확한 예측을 해야 할 연구 기관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결과만 발표할 수는 없다. 다른 분야도 그런 ‘꼭두각시’ 같은 노릇을 해서는 안 되지만 정부의 정책 논리를 뒷받침하는 역할만 한다면 금융 분야를 대표하는 ‘두뇌 집단’으로서 금융연구원은 존재할 필요가 없다. 비록 정권이 바뀌어 떠난 이위원장이지만 그가 쏟아낸 ‘쓴소리’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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