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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정치

[인터뷰] 김현철 “박근혜 대세? 이회창 꼴 날라”

by 아나코스 2015. 4. 27.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인터뷰

“YS·MB가 그랬던 것처럼 영남 통일되어야 승리” 
 
[1122호] 2011.04.18  19:28:21(월)  안성모

 

ⓒ시사저널 유장훈

김현철 여의도연구소(여연) 부소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권력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신분 이상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했다. 그의 이름 옆에는 늘 ‘소통령’ ‘황태자’ 같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정권 말기에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고, 이후 여러 차례 정계 진출을 노렸지만 이런 전력이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월11일 여연 사무실에서 만난 김부소장은 내년 총선 출마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4월 말 거제에 사무실을 열 예정이다.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배수진을 치고 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4·27 재·보궐 선거판이 커졌다. 어떻게 보나?

재·보궐 선거는 대체적으로 전국 선거화하는 경향이 있다. 선거구가 흩어져 있지만 한 선거구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여당의 정국 안정론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맞서면, 아무래도 야당의 주장이 더 강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분당 토박이론’으로는 안 된다. 지역 발전 공약도 큰 이슈가 되지는 못한다. 여당이 불리한 선거이다. 이 점은 감안해야 한다. 좋은데 나쁘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분당 을의 경우 여당과 제1야당의 전·현직 대표가 맞붙어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 한나라당 텃밭이다. 여기에서 진다면 내년 총선에서도 KO패를 당할 수 있다. 수도권이 전멸하는 수준까지 갈 수 있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이 지역은 경기에 상당히 민감하다. 여당인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부담이 된다. 그럼에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이다.

경남 김해 을은 어떤가?

야권 후보 단일화로 인해 역시 어려운 싸움이 되었다. 지역 정서가 그렇다. ‘노무현 정서’는 처음부터 인식했던 부분이다. 그래서 좀 더 강한 후보를 내세우려고 한 것이다. 정서를 극복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 선거 결과, 만약 분당 을에서 이기고 강원도나 김해 을 중 한 곳에서 이기는 정도가 되면 안상수 대표 체제는 지속될 것이다.

후보 선출 과정에서 당내 혼선이 적지 않았는데.

‘친이’(친이명박) 대 ‘친박’(친박근혜) 다툼보다는 친이 내부 갈등이 더 컸다. 아무래도 내년에 있을 총선과 대선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양 선거가 같은 해에 치러지는 것은 20년 만이다. 1992년 아버님이 당시 여당이던 민자당의 대표로 있을 때였다. 그때도 당 대표를 많이 흔들었다. 아버님은 총선에서 많은 것을 내놓았다. ‘내가 갈 길은 총선이 아니라 대선이다’라며 총선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상징적인 의미로 지역구인 부산 서구를 민정계에게 넘겼다. 결과적으로 그렇게까지 배수진을 치자 오히려 플러스 알파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번에는 그렇게 할 수 있을 만한 여유가 양 진영에 별로 없는 것 같다.

현재 유력한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가 총선에서 양보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흔히 대세론을 ‘YS(김영삼) 대세론’ ‘이회창 대세론’ ‘박근혜 대세론’으로 나눠볼 수 있다. YS 대세론은 당시 국민적인 여론 지지층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당내 다수 계파인 민정계가 힘으로 밀어붙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가능했다. 이회창 대세론은 내부에 손을 내밀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당시 이인제, 김종필(JP) 이런 쪽에 손을 내밀었다면 절대 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국 역으로 DJP 연합을 만들어주는 꼴이 되었다. 뼈아픈 실책이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롤 모델을 이회창이 아니라 YS로 삼아야 한다. 그러면 정답이 나온다.

당내 여러 계파를 아울러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서로 지분을 차지하기 위해서 공천 과정에서 파열음은 날 것이다. 그래서 승부사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정치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이를 가장 잘하는 대권 주자나 세력이 결국 총선 이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다. 소탐대실은 당연히 망하는 길인데, 각 계파가 너무 소소한 것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건설 백지화에 대한 파장이 큰데.

텃밭에서 문제가 생겨 더 그렇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는 영남권이 통일되어야 안정된 득표를 통해 의석을 얻을 수 있고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쪽은 해묵은 감정이 있다. 여기에 동남권 신공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양쪽이 다 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한나라당에게는 악재 중의 악재이다. 아버님과 이명박 대통령이 압승을 거둔 것은 영남이 통일되어서 가능했다. 다음 대선 때도 영남이 통일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될 것 같지 않다는 불길한 생각이 많이 든다.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앞으로 관건이 될 것이다.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하는 데 아직도 반발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문제는 어느 지역에서나 있을 수밖에 없다. 정치 입문 과정에서 진통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것을 뒤흔들 정도의 크기는 아닐 것이다. 이제는 상당한 시간이 지났고, 당내 역학 구도상 비토 세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여론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거제에는 자주 내려가나?

매주 내려가는 편이다. 거가대교 개통 이후 관광객이 폭주하고 있다. 그래서 내려가면 전시 기록관에서 도우미 역할을 맡아 안내도 한다. 오는 6월18일이면 개관 1주년이 되는데 YS민주센터 주관으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조선업으로 먹고 살았지만 교육·의료·쇼핑 시설 등 사회적 인프라는 취약하다.

대통령 자제라는 신분이 정치를 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보나?

거목 아래서 다른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것과 같은 측면이 있기는 하다. 아버님 그늘이 한편으로는 정치 활동을 하는 데 장애가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후광으로 여기까지 오는 데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다. 양면성이 다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이 정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정계에 입문하게 되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정치권 안팎의 많은 분들과 교류하고 싶다.

요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어떻게 지내나?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다. 지난 3월 초에 결혼 60주년 회혼식을 가졌는데, 두 분이 필리핀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셨다. 결혼 당시에는 전쟁통이라 여행을 못 다녀오셨다.

정치적 조언도 받고 있나?

현재 제일 크게 후원하시는 분이 아버님이다. 그전에는 적극적이지 않으셨는데, 이번만큼은 굉장히 적극적이시다. 내년 총선에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계신다. 어떻게 선거를 치러야 하는지 구체적인 지침도 해주신다. 조직보다는 발로 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후보 개인이 발품을 팔아 열심히 다녀야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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