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조사단 꾸리고 안 전 국장과 직접 접촉해 녹취한 자료 공개
실명 거론 등 공격 수위 높여
[1050호] 2009.12.01 18:03:34(월) 안성모 기자
▲ 민주당 ‘한상률 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송영길 의원·사진 오른쪽 두 번째)’이 11월26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국세청 안 전 국장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 방침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안원구 서울지방국세청 전 세원관리국장의 ‘폭로’를 계기로, 대여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송영길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한 ‘한상률 게이트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인사 로비’에 정권 실세가 개입했는지 여부는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이어진 ‘표적 세무조사’ 의혹까지 파헤치겠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논란을 불러온 이명박 대통령의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도 다시 도마에 올려 진실 여부를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정권을 잃은 이후 최대의 호기를 맞은 분위기이다. 그동안 인사 로비 의혹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출국으로 인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이 보였다. 정권 실세의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실체 규명은 시작하기도 전부터 한계에 부닥쳤다. 도곡동 땅의 경우도 ‘이대통령과 무관하다’라는 검찰의 수사 발표로 사실상 마무리가 되었다. 이후 계속적인 의혹 제기는 있었지만, 힘을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씨가 말 바꾸거나 거짓 진술할 경우 역풍 맞을 수도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한 전 청장과 맞섰던 안씨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것이다. 민주당으로서는 의혹을 다시 제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동력을 얻었다. 이에 따라 송최고위원을 비롯한 율사 출신 민주당 의원들은 구속 수감 중인 안씨와 직접 접촉해 진술을 듣는 한편, 확인 작업에도 열심이다.
의혹 제기 방식과 수위는 어느 때보다 직접적이고 강하다. 민주당은 안씨로부터 전달받았다는 12개의 음성 파일과 1개의 문서 파일 등 민감한 녹취 자료를 언론에 전면 공개했다. 아직 공개하지 않은 파일이 몇 개 더 있다고 하지만, 진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하나씩 자료를 풀어놓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발언도 강경하다. 송최고위원은 진상조사단 첫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로비 의혹을 받는 ‘정권 실세’로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을 사실상 지목했다. “이상득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두 차례 만나 ‘한상률 청장은 괜찮은 사람이다. 참여정부와 연관이 없다’라는 취지의 로비를 했다”라는 것이 안씨의 진술이라는 설명이다. 이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의원의 외동아들인 이지형씨 이름도 거론했다.
반면,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일부 감지된다. 민주당은 현재 안국장과 주변의 진술을 토대로 진상 조사를 펼칠 수밖에 없다. 진술이 거짓으로 판명나거나 또는 당사자들이 말을 바꾸는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위기가 기회이듯 기회 또한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국세청 간부의 ‘입’ 노릇만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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